|
안산에서 머리 부상당한 30대
상습 주취행려자 등의 이유
병원·市·경찰서·단원구청 등
보호기관 7곳 모두 인수 거부
5시간 구급차에 실려다녀
돌고돌아 첫 방문 병원에 입원
그러나 7시간만에 숨져
생명 보다 물질이 우선인 병원과 행정 편의적인 지자체의 무책임한 대처로 30대 젊은이의 귀중한 목숨을 잃은 사실이 뒤늦게 밝혀져 충격을 주고 있다.
술에 취한채 머리에 심한 부상을 당해 목숨이 위태로운 환자가 노숙인이라는 이유로 병원과 지자체, 경찰, 그 어디에서도 보호조치를 받지 못한 채 구급차에 실려 무려 5시간 동안 거리를 헤메다 사망한 것으로 드러났다.
안산소방서는 지난 2일 오후 11시 59분 단원구 한 상가건물 1층 화장실에 한 남성이 쓰러져 있다는 119신고가 접수됐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구급대는 현장에서 술에 취한 채 이마에 피를 흘리고 쓰러져 있는 신모(38)씨를 발견해 응급 조치한 뒤 행려자 지정병원인 선부동 소재 H병원으로 이송했다.
하지만 병원은 신씨가 상습 주취행려자라는 이유로 인수를 거부했다.구급대는 안산시와 단원경찰서에 전화해 신씨의 보호조치가 가능한 지 물었으나 역시 인수를 거부당했다.
구급대는 인근 지구대를 방문했지만 주취상태 행려자라는 이유로 보호조치를 해주지 않았고 어쩔수 없이 오전 1시 45분께 H병원을 재차 방문했지만 병원 측은 또다시 인수를 거부했다.
이후 오전 3시까지 D병원과 O병원에 보호조치를 요청했으나 역시 행려자라 진료가 불가하다는 답변만 들었다. 구급대는 오전 3시 30분께 이번에는 단원구청으로 신씨를 데려갔지만 주취상태 행려자를 받아주지 않았다.
신씨를 태운 구급대는 오전 4시 30분까지 인근 쉼터 2곳에 보호요청을 부탁했지만 거동이 불가능하다는 이유로 전부 거절당했다.
결국 구급대는 오전 5시께 다시 H병원으로 이동해 간신히 인수를 허락 받았다. 응급환자를 무려 5시간 동안 구급차에 싣고 7곳을 옮겨 다닌 것이다.
하지만 신속한 보호조치를 받지 못한 신씨는 7시간이 지난 3일 낮 12시 10분께 끝내 숨졌다.경찰은 정확한 사인을 밝히기 위해 지난 5일 신씨를 부검한 뒤 유족에게 시신을 인계했다.
경찰은 소방서 구급대원과 병원 관계자들을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한 뒤 과실이 드러나면 형사입건할 예정이다.
/박종대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