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동규 기자 = 서울시가 조세현 사진작가와 함께 문을 연 노숙인 사진전문학교 '희망아카데미'가 노숙인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서울시는 7월 노숙인 35명을 수강생으로 선발해 개강한 희망아카데미 출석률이 93%에 달한다고 13일 밝혔다.

개강 초기 노숙인의 불규칙한 생활 습관 등으로 수업에 제대로 참석할지 걱정이 컸지만, 걱정과 달리 높은 출석률을 보인 것이다.

총 18차례 사진 기술 교육과 함께 불국사 출사, 인문학 강의, 기초 관광 영어 등으로 구성된 이 과정은 12월 종강한다.

지난달 김용택 시인이 '다카시(詩)' 창작 수업을 진행한 것을 비롯해 이달 20일 피아니스트 노영심, 다음 달 11일 혜민 스님 등 명사의 재능기부 멘토 활동도 이어진다.

교육생 김모씨는 "교육 내용이 다양하고 재미있다"며 "배울 게 많아 한번 빠지면 다시는 못 배울 것 같다는 생각에 중독된 것처럼 계속 나오게 된다"고 말했다.

알코올중독으로 젊은 시절을 보낸 이모씨는 "사업실패로 술을 가까이하면서 알코올 중독자가 되고 노숙까지 했지만, 사진과 인연을 맺은 뒤 술을 잊고 자립 의지를 갖게 됐다"고 전했다.

시는 우수 학생에게는 사회적기업 등과 협의해 '희망사진관' 같은 일자리 연계 방안도 모색하고 있다.

조세현 사진작가는 "희망아카데미를 통해 노숙인의 꿈도 현실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믿게 됐다"며 "노숙인들이 과거보다 미래를 생각하며 다시 삶의 기쁨을 찾도록 계속 지원할 생각"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