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뮤지컬 ‘역전에 산다’ 중 한 장면.

[경북도민일보 = 이경관기자]　인생역전을 꿈꾸는 노숙인들의 이야기가 수성아트피아 무대 위에 펼쳐진다.
　지난해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 창작지원작으로 관객들의 사랑을 받았던 뮤지컬 ‘역전에 산다’가 수성아트피아 극단열전 마지막 작품으로 다시 찾는다.
　역전에서 살지만 인생역전을 꿈꾸는 노숙인들이 따뜻한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 우리 사회의 일원으로 다시 태어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기획된 뮤지컬 ‘역전에 산다’는 대구를 대표하는 극작가 안희철이 희곡을 쓰고, 초연에서 할머니를 연기했던 대구 최고의 여배우 이지영이 이번 재공연에는 연출로 가세했다.
　역전에 산다는 실직과 퇴직의 그림자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이 시대에 현실의 중압감에 눌려 미래의 꿈을 잃어버린 청년들과 설 자리를 잃어가는 중년의 가장들에게 바치는 작품으로 희망을 찾기 위한 여러 인물들의 가슴 따뜻한 인생역전을 그린다.
　지상파 방송에 자신이 연출한 다큐가 방송되기를 꿈꾸는 피디 ‘정준희’는 ‘역전에 산다’라는 노숙인 밀착취재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직접 노숙인 속으로 뛰어든다. 자신이 외로움을 누구보다 잘 아는 고아 출신이기에 노숙인을 누구보다 잘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하며 그들에게서 따뜻한 인간의 모습과 삶의 희망을 담으려 한다. 하지만 방송국에서 원하는 내용은 노숙인들의 더럽고 추악한 현실을 자극적이고 사회적 이슈가 되도록 충격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결국 정준희의 밀착취재는 자신의 의도와 달리 도피 중인 범죄자, 주민등록이 말소된 무기력증 환자, 이 사회에서 밀려난 패배자 등 범죄의 온상이라는 인식을 확인할 수 있도록 구성돼 방송된다. 정준희는 노숙인들에게 미안한 마음에 방송 이후에도 떠나지 않고 욕을 먹으면서도 그들 곁에 머문다. 그리고 자신이 기획서에 적었던 내용처럼 희망 하나 없는 노숙인들이 서로를 의지하고 서로를 보듬어가며 돕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이지영 연출은 “사람들은 자신의 인생을 꾸러가는 가운데 저마다의 기준에서 ‘역전’을 꿈꾸며 살아간다”며 “뮤지컬 ‘역전에 산다’는 역전(驛前)에 살지만 역전(逆轉)을 꿈꾸는, 혹은 꿈꿨던 사람들의 이야기로 꿈을 잃어버린 청춘들과 꿈을 포기하며 살아가는 중장년까지 우리 모두 함께 소통할 수 있는 가슴 따뜻한 이야기”라고 말했다.
　공연은 17일 오후 8시, 18일 오후3, 7시, 19일 오후 3시로 총 4회 진행되며 예매는 티켓링크에서 할 수 있다.